엄마, 남들한테 그렇게 막 질문하면 안 돼.” – 직설적인 표현 vs. 개인 존중
엄마, 남들한테 그렇게 막 질문하면 안 돼. 직설적인 표현 vs 개인적인 면 존중
한국에서는 누군가에게 나이, 직업, 결혼 여부를 묻는 게 흔하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개인적인 질문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엄마, 저 사람한테 왜 결혼했냐고 물어봐?"
"그냥 궁금해서."
"그런 거 물어보면 안 돼!"
"왜? 한국에서는 다들 물어보는데?"
부모가 무심코 던지는 질문이 아이들에게는 "실례되는 행동"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한국식 정과 서양식 개인주의가 부딪히는 순간이다.
Mum! You can’t just ask that!"
엄마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왜?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건데?"
"여기선 그런 거 안 물어봐!"
엄마는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근데 한국에서는 다들 이런 거 물어보는데?"
아들은 한숨을 쉬었다. ‘또 시작이네…’
한국에서는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자연스럽게 "결혼하셨어요?",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자녀는 몇 살이에요?" 같은 질문을 던진다. 이건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상대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표현이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이런 질문들은 "That’s too personal." 즉, 사적인 정보 침해로 여겨질 수도 있다. 사람들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쉽게 공유하지 않는다. 나이, 결혼 여부, 직업 같은 건 직접 묻기보다는 상대가 스스로 말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예의다.
그러니 엄마가 처음 본 직원에게 "결혼했어요?"라고 물었을 때, 아들이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That's rude!라는 것이다.
며칠 전에는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던 엄마가 미용사에게 대뜸 물었다.
"아가씨, 나이가 어떻게 돼요?"
옆에서 듣고 있던 아들은 속으로 ‘아, 또 시작이네…’ 하고 생각했다.
미용사는 당황한 듯 웃으며 대답했다.
"어… 그냥 30대 초반이에요?"
나는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아들은 미용사가 순간 움찔하는 걸 놓치지 않았다.
미용사가 잠시 자리를 비우자 아들이 속삭였다.
"엄마, 나이 물어보는 거 실례야!"
나는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Why? It’s just a number."
"Exactly! That’s why people don’t talk about it!"
"아니, 그냥 친근하게 물어본 건데?"
"Mum, people don’t like being asked that here. It’s too personal!"
나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그럼 도대체 뭘 물어보라는 거야?
한국 엄마와 해외에서 자란 아이들 사이의 문화 차이는 이렇게 곳곳에서 나타난다. 엄마는 "나는 그냥 관심을 표현한 건데, 왜 문제야?"라고 생각하고, 아이는 "그게 실례가 될 수도 있어요!"라고 답한다.
처음에는 서로 답답하고 이해가 되지 않지만, 결국은 서로 배우게 된다. 엄마는 조금씩 서양식 프라이버시 개념을 받아들이고, 아이는 엄마의 한국식 정(情)이 나쁜 의도가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이런 대화가 추억이 되겠지, 내가 늙어가는 만큼 아이들도 자랄 테니까... 어머 갑자기 눈물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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